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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휴가와 일병휴가사이

작성자 공병임(ip:)

작성일 2010-01-23 01:04:27

조회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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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군에 있는 작은 아들이 휴가를 얻어 집에 온다는 전화를 했다.
요즘처럼 날씨가 매섭게 추울 때면 아들이 걱정되고 궁금하기도 해 따뜻한 방안에 있기가 미안할 정도로 안쓰러웠는데 아이가 온다는 전화는 얼마나 반가운지.


아들 둘이 한꺼번에 군에 가고 난 후에 군복 입은 사람만 보아도 눈시울이 젖던 때가 있었다. 뉴스에서 보도되는 부대 사고 소식을 접하면 몇 날이고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었다. 곁에 있을 땐 몰랐는데 왜 그리 보고 싶은지 휑한 식탁 앞에서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찍어냈다.

오래된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란 영화를 보며 네 아들을 다 전쟁에 보내 아들 셋이 전사하고 막내아들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해 수많은 군인들이 희생되는 이야기가, 그리고 아들을 기다리는 절제된 어머니의 표정이 절절이 가슴에 와 닿았었다.


전시도 아니고 유약한 우리 아들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건강한 몸으로 군에 입대 한 건데 뭐 그리 눈물바람이냐며 남편의 핀잔이 많았다. 훈련소에서 자대 배치후 100일 동안은 신병관리기간이라 외박 외출 면회 등이 없는데 100일 후에 신병위로휴가(100일 휴가)를 다녀간 다음부터 신기하게도 이제는 잘 있으려니 그렇게 기도하는 맘으로 지내고 있었다.


집에 도착한 아들은 거수경례 대신 "엄마 이젠 군복이 잘 어울리지?" 하며 히죽 웃는다. 그러고 보니 군복이 낯설지 않고 친근해 뵈는 게 마치 교복 입은 것처럼 잘 어울린다. 모자에 선명한 일병 계급장을 달고 여유 있게 휴가를 나온 아들이나 "어서 오라" 는 말 한마디로 아들을 반기는 나나 생각해 보니 많이 성숙해 진 것 같다. 마치 죽었다가 살아온 사람 만나는 것처럼 맨발로 뛰어나가 부둥켜 앉고 울던 엊그제 에 비하면 나도 일병이란 계급장을 달았던 모양이다.


연년생으로 태어나 무던히도 고집을 피우며 울던 개구쟁이가 이렇게 의젓한 군인이 되어 있는 게 마치 꿈같았다. 강직성척수염으로 약을 먹고 있어서 군에 가지 않아도 되는데 자원해 군입대한 아들이 자랑스럽다. 군에서 혹독한 훈련과 인고의 시간들이 앞으로 아들이 헤처나갈 멀고 먼 인생항로에 밑거름이 될 줄 나는 믿는다.

이박 삼일의 짧은 휴가 일정이지만 몸도 맘도 여유 있는 휴가를 보내고 의욕으로 가득한 군 생활이 되기를 기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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