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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에서(2)

작성자 공병임(ip:)

작성일 2010-01-13 22:54:50

조회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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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가을걷이 끝나자 지난여름 청천 뒤뜰에서의 약속날짜 가 다가왔다.

하필이면 추수감사 주일이라 아예 포기하고 있으려니 남편의 눈치가 심상찮다. 늘 내 계획은 빗나가기만 하고 단풍도 없고 꽃도 없는 황량한 겨울 을 보러 이제 여행을 가잔 단다.
9명이 부부동반으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운 거 알고 있지만 난 영 머뜩 찮앗다 .
,
남자들이야 추억도 많고 옛이야기 떠올리며 시간이 부족 할 테지만 들러리 우리 여자들은 긴긴 그 시간에 무얼 하란 말인가


명분은 이랬다 남편들의 초등학교 친구들로 한 마을에서 자란 죽마고우이고 20여 년 가까이 여름과 겨울에 정기 모임이 있던 터에 이번엔 아예 멀리 여행을 가자는 여름날의 의견들이 그냥 실행에 옮겨진 것이다.

내 입장이 곤란에 빠졌다.


추수감사주일 성가가 대곡이고 또 강사목사님으로 초대된 분이 대전신학교 총장님 이 신데 지휘자가 주일을 빼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남편의 입장은 동창들한테 마누라의 입장을 설명하기 곤란한, 그리하여 자기의 위세를 단번에 무너뜨리는 일 따윈 절대 할 사람도 아니었다.


처음으로 다들 여행을 간다는데 어떻게 그리 혼자만 고집을 부리냐며 남편은 내가 못마땅하고 나는 내 입장을 고려 안 해 주는 남편이 밉고.


즐거운 여행 날짜가 다가오며 우린 보이지 않는 갈등으로 눈매가 곱지 않았다.


뻔한 결말 아닌가.

결국 내편에서 꼬리를 내리며 터덜터덜 남편의 뒤꽁무니를 따라 나서니 서울서 대전서 모두들 새벽에 떠났는지 증평 군청 앞에 와 있었다.
개인 택시를 하는 친구 하나는 밤일을 하고 그냥 내려 온 거라 했다.

아무튼 첫 인사부터가 재미있다.
부인들의 호칭을 모두 남편의 이름을 붙여 누구누구 엄마라 통일했다. 내게도 처음 들어보는 성완의 엄마란 이름이 주어졌고.

천천히 국도를 타고 포항까지 가서 다시 동해를 끼고 설악으로 가는 일정이었다. 서둘 것 없이 긴 긴 시간을 살아온 이야기로, 아이들 이야기로 그리고 어린 시절 의 추억들을 꺼내 놓으며 그렇게 여행이 시작되었다.

삭막한 겨울의 도심을 지나며 새로울 것도 경이로움도 없이 차가 가는 대로 맡겨진 여행이고 난 갈등을 앉고 떠난 나들이라 가슴 한 쪽이 무겁게 내려 앉아 있었다. (2편에 계속)

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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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산 2005.03.10-13:42 | 수정 | 삭제
http://cafe.daum.net/jj5488 저희 산악회 카페 주소입니다~가입하시고 글 보셔야 할겁니다




2005.03.16-17:54 | 수정 | 삭제
고맙습니다.




바다 2005.04.02-09:12 | 수정 | 삭제
2편은 언제쓰시나요 기다리고있는데.......




2005.04.02-09:41 | 수정 | 삭제
^^*
쬐꿈기다리세요 아직 탈고가~~~~``




이나림 2005.04.16-12:32 | 수정 | 삭제
쬐끔 기다리라니요? 어제가지 기다려유~~~~~~~~~~ ㅎㅎㅎ
아기별꽃 카페 만들었어요.놀러와요 http://cafe198.daum.net/_c21_/home?grpid=yS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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