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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송 , 그아름다운 화음이~

작성자 공병임(ip:)

작성일 2010-01-13 22:56:08

조회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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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어느새 성탄이 가까워 졌다. 곳곳에 장식된 성탄 추리가 조용하면서도 따뜻하게 불을 밝히고 있고 반짝이는 교회 종탑이 더 없이 아름다운 요즘이다.
문 구점에 들러 성탄카드를 고르며 그동안 적적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떠올려 보았다. 일년에 한번 연하장을 보내며 겨우 안부나 묻는 그런 사람이 되면 안 되는데 , 그렇게 또 한해를 보내고 있는 내 모습에 씁쓸한 생각이 든다.
성탄절이 예수 탄생보다 산타클로스가 주인공이 되고 사치와 방탕으로 흐르는 문화가 자리 잡은 때에 나는 성탄절하면 무엇보다도 새벽 송을 꼽는다. 어느 때부터인가 도시 교회에서 많이 사라진 그 새벽의 찬양을 이곳 산골에서는 아직까지도 아름답게 이어가고 있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따라 다니며 불렀던 새벽 송을 지금도 계속 하고 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지.
어느 해인가 성탄절 이브에 함박눈이 내렸었다.
마을을 벗어나 제일 먼 새터말을 가는데 오솔길을 걸어 가다가 논두렁 밭두렁 길을 걷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음을 옮기면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만이 '신 새벽'의 정적을 깨뜨렸다. 흰 눈을 맞으며 촛불을 들고 부르던 '고요한밤 거룩한밤 ...'찬양소리는 고요히 퍼져나가 산골의 밤을 새하얗게 수놓고 있었다. 성가대원인 우린 마냥 행복하게 교인들의 집을 찾아 기쁨의 소식을 전하느라 추운 줄도 몰랐다.
성탄 이브의 밤을 지새우고 영시에 시작된 새벽 송은 새벽 4시가 되어서야 끝이 난다. 교우들도 잠들지 않고 작은 선물이나 따뜻한 차를 준비하고 성가대를 맞으며 이 땅에 평화와 사랑이 있기를 그리고 새해덕담을 주고받았다.
아기 예수의 탄생이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기 위한 것이라면 상업주의에 포장된 성탄절은 이제 조용히 낮은 곳으로 임해야 한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겸허히 자신을 돌아보며 이렇게 건강한 것,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이 있다는 것 모두 감사할 일들이지 않을까.
올 성탄절에도 우린 기쁨의 소식을 전하러 새벽 송을 돌 것이다.
예전에 그랬듯이 주일학교 꼬마 대원부터 칠순이 넘은 권사님 까지 합해서 소곤소곤 그렇게 새벽 논두렁길을 걸으며 행복해 할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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